전달함수(Transfer Function)는 초기조건이 0인 상태에서 출력의 라플라스 변환을 입력의 라플라스 변환으로 나눈 비(比)이며, 회로의 동작을 단 하나의 s 다항식 비율로 압축한 식이다.
분자가 0이 되는 s를 영점(Zero), 분모가 0이 되는 s를 극점(Pole)이라 부르고, 이 두 값의 복소평면 위치가 회로의 시간응답·주파수응답·안정성을 전부 결정한다.
그래서 전달함수는 회로의 DNA라 부를 만하다.
지난 글에서는 라플라스 변환으로 회로를 풀어봤다.
저항은 R, 인덕터는 sL, 커패시터는 1/sC로 바꾸면 미분방정식이 대수방정식이 된다는 게 핵심이었다.
혹시 기억이 가물가물하면 돌아가서 다시 보자 ↓
#27. 라플라스로 회로 해석 - s 도메인에서의 풀이
지난 글 에서 라플라스 변환을 회로에 들이대는 도구를 모두 깔아두었다. #26. 라플라스 변환 - 영역전개 : t 영역에서 s 영역으로회로 해석의 묘미는 시간 응답에 있다.스위치를 켜는 순간 콘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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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라플라스로 회로를 풀고 나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숫자는 나왔는데, 그래서 이 회로의 정체는 뭔데?"
입력이 사인파면 어떻게 반응할지, 계단입력이면 얼마나 빨리 안정될지, 발진은 안 할지를 한눈에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 모든 답이 들어있는 게 바로 전달함수다.
전달함수란 정확히 무엇인가?
전달함수는 출력의 라플라스 변환을 입력의 라플라스 변환으로 나눈 함수다.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모든 초기조건이 0이어야 한다.
커패시터 초기전압도 0, 인덕터 초기전류도 0인 상태에서 정의된다는 뜻이다.
왜 이런 조건을 다나?
회로 자체의 본질적 특성만 뽑아내려면 과거 이력의 영향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 \displaystyle H(s) = \frac{Y(s)}{X(s)} \Bigg|_{\text{모든 초기조건} \,=\, 0} \)
(식 1 - 전달함수의 정의)
여기서 \( X(s) \)는 입력(주로 전압원), \( Y(s) \)는 우리가 관측하고 싶은 출력(저항 양단 전압, 커패시터 전압, 어디든)이다.
입출력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같은 회로라도 전달함수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의하자.
전달함수의 일반형은 보통 이렇게 생겼다.
\( \displaystyle H(s) = \frac{N(s)}{D(s)} = \frac{b_m s^m + b_{m-1} s^{m-1} + \cdots + b_1 s + b_0}{a_n s^n + a_{n-1} s^{n-1} + \cdots + a_1 s + a_0} \)
(식 2 - 전달함수의 일반 다항식 형태)
분자 \( N(s) \)는 m차, 분모 \( D(s) \)는 n차 다항식이다.
실제 물리적 회로는 거의 대부분 \( n \geq m \)을 만족한다 (이걸 proper system이라 부른다).
극점(Pole)과 영점(Zero)은 어떻게 정의되나?
정의는 한 줄로 끝난다.
- 영점(Zero): 분자 \( N(s) = 0 \)을 만족하는 s 값 → 이 s에서 \( H(s) = 0 \)
- 극점(Pole): 분모 \( D(s) = 0 \)을 만족하는 s 값 → 이 s에서 \( |H(s)| \to \infty \)
풀어 말하면 영점은 출력이 죽는 지점, 극점은 출력이 폭발하는 지점이다.
분자와 분모를 인수분해하면 다음처럼 깔끔하게 보인다.
\( \displaystyle H(s) = K \cdot \frac{(s - z_1)(s - z_2) \cdots (s - z_m)}{(s - p_1)(s - p_2) \cdots (s - p_n)} \)
(식 3 - 영점·극점 인수분해 형태)
\( z_i \)는 영점, \( p_i \)는 극점, \( K \)는 이득 상수다.
전달함수를 식 3 형태로 만들었다는 건 회로의 모든 정보를 좌표 몇 개와 상수 K로 환원시켰다는 뜻이다.
이게 왜 DNA냐?
회로의 모든 응답이 이 좌표들에서 곧장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극점 위치는 시간 응답을 어떻게 결정하나?
극점이 시간응답을 결정한다는 말의 뿌리는 라플라스 역변환에 있다.
분모가 \( (s - p) \) 인수를 갖는 부분분수는 시간영역에서 \( e^{pt} \)가 된다.
즉 극점 \( p \)의 값이 곧 시간영역 지수항의 지수가 된다는 뜻이다.
극점을 \( p = -\alpha + j\beta \) (\( \alpha, \beta \)는 실수)로 일반적으로 쓰면 시간응답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 \displaystyle e^{pt} = e^{(-\alpha + j\beta)t} = e^{-\alpha t} \cdot e^{j\beta t} = e^{-\alpha t}\bigl(\cos\beta t + j\sin\beta t\bigr) \)
(식 4 - 극점 위치에 대응하는 시간영역 항)
한 줄로 정리하면 실수부 \( -\alpha \)는 감쇠 속도, 허수부 \( \beta \)는 진동 주파수를 결정한다.
따라서 극점이 복소평면(s-plane)에서 어디에 찍히는지만 보면 출력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거의 다 보인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극점 위치 | 시간 응답 | 시스템 상태 |
| 좌반평면 실축 (\( s = -\alpha \), \( \alpha > 0 \)) | 지수 감쇠 | 안정 |
| 좌반평면 복소 (\( s = -\alpha \pm j\beta \)) | 감쇠 진동 (decaying oscillation) | 안정 |
| 허수축 위 (\( s = \pm j\beta \)) | 일정 진동 (undamped) | 한계 안정 |
| 우반평면 실축 (\( s = +\alpha \)) | 지수 발산 | 불안정 |
| 우반평면 복소 (\( s = +\alpha \pm j\beta \)) | 발산 진동 | 불안정 |
(표 1 - 극점 위치에 따른 시간 응답과 안정성)

핵심은 모든 극점이 좌반평면(LHP)에 있으면 시스템은 안정, 단 하나라도 우반평면(RHP)에 있으면 불안정이다.
이게 바로 회로 설계자가 극점 위치에 목숨 거는 이유다.
RC 저역통과 필터의 전달함수는 어떻게 구하나?
가장 익숙한 1차 회로부터 보자.
R과 C가 직렬 연결되고, 입력은 R의 왼쪽, 출력은 C 양단인 회로다.
전압분배로 단번에 쓸 수 있다.

\( \displaystyle H(s) = \frac{V_o(s)}{V_i(s)} = \frac{\dfrac{1}{sC}}{R + \dfrac{1}{sC}} = \frac{1}{1 + sRC} \)
(식 5 - RC 저역통과 필터의 전달함수)
분모를 0으로 놓으면 \( 1 + sRC = 0 \) → \( s = -1/RC \).
즉 극점은 단 하나이며, 위치는 좌반평면 실축의 \( -1/RC \)이다.
분자는 상수 1이라 영점은 없다.
\( \displaystyle p_1 = -\frac{1}{RC} = -\frac{1}{\tau} \)
(식 6 - RC 회로의 극점과 시정수의 관계)
여기서 \( \tau = RC \)는 RL/RC 회로에서 본 그 시정수다.
#15. 기본적인 RL/RC 회로 - 시정수/시상수가 뭘까?
이번 시간엔 기본적인 RL 회로, 즉 저항 R과 인덕터 L이 결합된 회로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인덕터와 커패시터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자. #13 인덕터(Inductor) - 자기장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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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점의 위치(절댓값의 역수)가 곧 시정수라는 게 보인다.
극점이 원점에서 멀어질수록(\( |p| \) 크다) 시정수가 작아지고, 회로는 빨라진다.
수치 예제로 확인하자. R = 1 kΩ, C = 1 μF이면 \( \tau = 1\,\text{ms} \), 극점은 \( p_1 = -1000 \) rad/s.
입력에 계단전압을 인가하면 출력은 \( 1\,\text{ms} \) 시정수로 지수적으로 채워진다.
전달함수 한 줄로 이 모든 게 끝난다는 게 핵심이다.
직렬 RLC 회로의 전달함수는 어떻게 생겼나?
이제 2차 회로로 넘어가자.
R, L, C가 직렬로 이어지고 입력은 전체 직렬조합 양단, 출력은 커패시터 양단으로 잡는다.
전압분배를 그대로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 \displaystyle H(s) = \frac{V_C(s)}{V_i(s)} = \frac{\dfrac{1}{sC}}{R + sL + \dfrac{1}{sC}} = \frac{1}{LCs^2 + RCs + 1} \)
(식 7 - 직렬 RLC 회로의 전달함수)
분모는 s에 대한 2차식이다.
표준형으로 다시 쓰면 우리가 #16~#17에서 본 그 형태가 나온다.
\( \displaystyle H(s) = \frac{\omega_0^2}{s^2 + 2\alpha s + \omega_0^2} \)
(식 8 - 표준형 2차 전달함수)
여기서 \( \alpha = R/(2L) \)는 감쇠 계수, \( \omega_0 = 1/\sqrt{LC} \)는 자연 공진 주파수다.
분모를 0으로 놓으면 극점은 근의 공식으로 바로 떨어진다.
\( \displaystyle p_{1,2} = -\alpha \pm \sqrt{\alpha^2 - \omega_0^2} \)
(식 9 - RLC 회로의 두 극점)
근호 안의 부호에 따라 극점이 어떻게 배치되는지 갈린다.
익숙한 그 분류다.

- \( \alpha > \omega_0 \) → 극점 2개가 좌반평면 실축 (과감쇠, overdamped)
- \( \alpha = \omega_0 \) → 극점 2개가 한 점에 중첩 (임계감쇠, critically damped)
- \( \alpha < \omega_0 \) → 극점이 좌반평면의 공액 복소쌍 (부족감쇠, underdamped)
- \( \alpha = 0 \) → 극점이 허수축 위 (이상적인 LC, 영원히 진동)
RLC 회로에서 다룬 감쇠 삼형제가 결국은 극점이 s-plane 어디에 찍히느냐로 환원된다는 얘기다.
전달함수가 회로의 DNA라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미분방정식·시정수·감쇠비·공진주파수 같은 개념들이 전부 극점 좌표 하나로 통합된다.
#16. RLC 회로 (1) - 2차 미분방정식 풀기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인턱터와 커패시터에 대한 학습 후, 저항과 결합된 RL, RC 회로들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다. #15 기본적인 RL/RC 회로 - 시정수/시상수가 뭘까?이번 시간엔 기본적인 RL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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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RLC 회로 (2) - 감쇠 삼형제
지난 포스팅에서 RLC 회로의 자연응답을 구하기 위해 2차 미분방정식을 세우고, 특성방정식의 근을 구하는 과정까지 살펴보았다. #16. RLC 회로 (1) - 2차 미분방정식 풀기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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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은 왜 그렇게 자주 무시될까?
입문서를 보면 극점 이야기는 길게 하면서 영점은 짧게 끝낸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안정성은 오직 극점에만 달려 있다.
영점이 우반평면에 있어도 시스템은 발산하지 않는다.
둘째, RC·기본 RLC 같은 단순한 회로는 영점이 아예 없거나 원점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영점이 안 중요한 건 아니다.
영점은 주파수 응답의 모양(특히 고주파에서 이득의 기울기)과 위상 특성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우반평면 영점(RHP zero)은 위상이 거꾸로 흐르는 비최소위상(non-minimum phase) 응답을 만들어서, 제어 시스템 설계에서 골치 아픈 존재다.
이건 다음다음 글 보드 선도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주제다.
전달함수와 임펄스 응답은 어떻게 연결되나?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짚고 끝내자.
임펄스 입력 \( x(t) = \delta(t) \)의 라플라스 변환은 \( X(s) = 1 \)이다.
따라서 임펄스에 대한 출력은 다음과 같다.
\( \displaystyle Y(s) = H(s) \cdot X(s) = H(s) \cdot 1 = H(s) \)
(식 10 - 임펄스 응답의 라플라스 변환은 전달함수와 같다)
역변환하면 \( y(t) = h(t) = \mathcal{L}^{-1}\{H(s)\} \)이다.
즉 전달함수의 역변환이 바로 그 시스템의 임펄스 응답이라는 뜻이다.
전달함수만 있으면 어떤 입력이 들어와도 출력을 컨볼루션으로 만들 수 있다는 LTI 이론의 핵심이 여기서 나온다.
마무리
전달함수는 회로의 입출력 관계를 s 다항식의 비로 압축한 한 줄 요약이다.
극점은 분모의 근, 영점은 분자의 근이고, 두 좌표의 복소평면 위치가 회로의 시간응답·안정성·주파수 응답을 전부 결정한다.
다음 시간부터는 이 극점·영점이 주파수 도메인에서 어떤 모양의 이득·위상 곡선을 그리는지 살펴볼 것이다.
본격적인 주파수 응답과 보드 선도를 살펴보겠다.
그 전에 데시벨(dB)과 로그 스케일 개념을 한 번 짚고 갈 예정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전달함수를 정의할 때 왜 초기조건을 0으로 두나요?
A1. 회로의 고유한 입출력 특성만 분리해서 보기 위해서다.
초기조건이 0이 아니면 라플라스 변환에 \( sV_0 \), \( LI_0 \) 같은 과거 이력 항이 추가로 끼어들어, 같은 회로라도 출력이 달라진다.
전달함수는 회로 자체의 DNA를 보기 위한 정의이므로 초기조건의 영향을 제거한 상태에서 정의한다.
Q2. 극점과 영점의 차이는 한마디로 무엇인가요?
A2. 극점은 출력이 발산하는 s 값(분모의 근), 영점은 출력이 0이 되는 s 값(분자의 근)이다.
극점은 시스템의 안정성과 시간응답을 결정하고, 영점은 주파수 응답의 모양과 위상 특성에 영향을 준다.
Q3. 극점이 좌반평면에 있으면 왜 안정한가요?
A3. 극점 \( p = -\alpha + j\beta \)에 대응하는 시간영역 항이 \( e^{-\alpha t}\cos(\beta t) \) 꼴이기 때문이다.
좌반평면 (\( \alpha > 0 \))이면 \( e^{-\alpha t} \)가 시간에 따라 0으로 감쇠하므로 출력이 결국 사라진다.
우반평면이면 거꾸로 발산하므로 불안정해진다.
Q4. RC 저역통과 필터의 극점은 어떻게 구하나요?
A4. 전압분배로 \( H(s) = 1/(1+sRC) \)를 얻은 뒤 분모를 0으로 놓으면 \( s = -1/RC \) 하나가 나온다.
시정수 \( \tau = RC \)와 \( p_1 = -1/\tau \)의 관계가 그대로 성립한다.
Q5. 직렬 RLC 회로에서 극점이 복소수가 되는 조건은?
A5. 감쇠 계수 \( \alpha = R/(2L) \)이 자연주파수 \( \omega_0 = 1/\sqrt{LC} \)보다 작을 때다.
이 경우 근호 안이 음수가 되어 극점이 좌반평면의 공액 복소쌍으로 나타나며, 시간응답은 감쇠 진동(부족감쇠) 형태가 된다.
Q6. 전달함수만 있으면 임펄스 응답을 바로 알 수 있나요?
A6. 그렇다. 임펄스의 라플라스 변환이 1이므로 출력 \( Y(s) = H(s) \cdot 1 = H(s) \)이고, 이를 역변환한 \( h(t) = \mathcal{L}^{-1}\{H(s)\} \)가 바로 임펄스 응답이다.
따라서 전달함수와 임펄스 응답은 라플라스 변환 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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