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까지 우리는 1계 미분방정식과 2계 미분방정식 푸는 법을 살펴봤다.
특성방정식을 세우고, 근을 구하고, 보조해와 특수해를 잇대어 일반해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근의 공식이 회로를 푼다는 건 알았는데, 솔직히 RLC 한 번 푸는데 손이 너무 많이 간다.
[수학] 2계 미분방정식과 특성방정식 - 근의 공식 이용
지난 글에서는 1계 미분방정식 풀이법을 정리했다.변수분리로 되는 놈은 변수분리, 안 되는 놈은 적분인자를 곱해서 어떻게든 적분 가능한 꼴로 몰아넣는 게 전부였다. [수학] 1계 미분방정식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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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미분방정식 자체를 아예 다른 형태로 바꿔서 풀 수는 없을까?"
이 의문에 답을 주는 게 바로 라플라스 변환(Laplace Transform) 이다.
라플라스 변환은 시간 영역의 미분방정식을 s라는 변수의 대수방정식으로 통째로 바꿔준다.
쫌 기다려 봐라.
미적분이 사칙연산이 된다는 말이다.
오늘은 #26 라플라스 변환을 회로에 본격적으로 들이대기 전에, 그 수학적 뿌리부터 천천히 짚어보겠다.
[ 한 줄 요약 ]
라플라스 변환은 시간 영역의 함수 \( f(t) \)를 s 영역의 함수 \( F(s) \)로 옮기는 적분 변환이며, 이 변환을 거치면 미분·적분이 s와의 곱셈·나눗셈으로 바뀐다.

적분 변환이란 무엇인가?
변환이라는 단어를 너무 거창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일상에서 우리는 항상 변환을 쓴다.
한국어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영어로 옮겨 풀고, 다시 한국어로 돌려놓는 게 변환이다.
수학에서도 똑같다.
t로 풀기 어려운 미분방정식을 s로 옮겨 풀고, 다시 t로 돌려놓는 게 적분 변환이다.
적분 변환(Integral Transform) 의 일반형은 다음과 같이 생겼다.
\( \displaystyle F(s) = \int_{a}^{b} f(t)\,K(s,t)\,dt \)
(식 1 - 적분 변환의 일반 형태)
여기서 \( K(s,t) \)를 커널(kernel) 이라고 부른다.
커널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변환의 이름이 달라진다.
먹물식(격식있는) 정의만 보면 메스껍다.
쉽게 말하면, 커널이 변환의 성격을 결정짓는 "사전"이다.
| 변환 이름 | 커널 \( K(s,t) \) | 적분 구간 |
| 라플라스 변환 | \( e^{-st} \) | \( [0,\ \infty) \) |
| 푸리에 변환 | \( e^{-j\omega t} \) | \( (-\infty,\ \infty) \) |
| 멜린 변환 | \( t^{s-1} \) | \( (0,\ \infty) \) |
(표 1 - 대표적인 적분 변환들의 커널 비교)
푸리에 변환은 회로이론 강의의 뒷부분에서 다룰 예정이다.
오늘 주인공은 커널이 \( e^{-st} \)인 라플라스 변환이다.
라플라스 변환의 정의
라플라스 변환의 정의는 위 일반형에 커널과 적분 구간을 끼워 넣으면 끝이다.
\( \displaystyle F(s) = \mathcal{L}\{f(t)\} = \int_{0}^{\infty} f(t)\,e^{-st}\,dt \)
(식 2 - 라플라스 변환 정의)
여기서 \( s \)는 일반적으로 복소수다.
\( \displaystyle s = \sigma + j\omega \)
(식 3 - 복소수 s)
\( \sigma \)는 실수부, \( \omega \)는 허수부에 대응한다.
복소수가 왜 또 나오는지 거부감이 든다면, [수학] 복소수 글로 잠깐 돌아가서 워밍업하고 와도 좋다.
[수학] 복소수에 관하여 - 허수를 왜 배워?
고등수학을 처음 접하며 허수와 복소수를 배운 기억이 난다.당시에 알던 수체계는 전부 실수.즉, 실제로 존재하는 수만 배웠고, 가상의 수 '허수'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았다. 아니 존재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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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적분 구간이 0부터 무한대인가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가자.
푸리에 변환은 \( -\infty \)부터 \( +\infty \)까지 적분하는데, 라플라스 변환은 \( 0 \)부터 \( +\infty \)까지만 적분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회로나 시스템 해석에서 우리는 보통 t = 0 시점에 스위치가 켜진 이후의 응답에 관심이 있다.
스위치 켜기 전 음의 시간까지 들여다볼 필요가 없으니, 구간을 \( [0,\ \infty) \)로 잘라낸 것이다.
이걸 정확히 단측 라플라스 변환(unilateral Laplace transform) 이라고 부른다.
회로 해석에선 사실상 이거만 쓴다.
수렴 조건
적분이 항상 잘 계산되는 건 아니다.
\( f(t) \)가 시간에 따라 너무 빨리 발산하면, \( e^{-st} \)로 눌러도 적분이 무한대가 되어버린다.
다행히 우리가 회로에서 만나는 신호(스텝, 지수감쇠, 사인파 등)들은 대부분 적당한 \( \sigma \) 값에서 수렴한다.
이 수렴이 보장되는 s 영역을 수렴 영역(ROC, Region of Convergence) 이라고 부른다.
처음 공부할 때는 ROC를 너무 깊게 파지 않아도 된다.
회로 해석 범위에선 표만 외워 써도 거의 문제가 없다.
기본 변환쌍 - 외울 건 외우자
라플라스 변환은 적분을 매번 손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자주 쓰는 함수들의 변환 결과를 표로 정리해두고 가져다 쓰는 게 정석이다.
| 시간 영역 \( f(t) \) | s 영역 \( F(s) \) |
| \( \delta(t) \) (임펄스) | \( 1 \) |
| \( u(t) \) (단위 계단) | \( \dfrac{1}{s} \) |
| \( t \) | \( \dfrac{1}{s^2} \) |
| \( t^n \) | \( \dfrac{n!}{s^{n+1}} \) |
| \( e^{-at} \) | \( \dfrac{1}{s+a} \) |
| \( t\,e^{-at} \) | \( \dfrac{1}{(s+a)^2} \) |
| \( \sin(\omega t) \) | \( \dfrac{\omega}{s^2 + \omega^2} \) |
| \( \cos(\omega t) \) | \( \dfrac{s}{s^2 + \omega^2} \) |
| \( e^{-at}\sin(\omega t) \) | \( \dfrac{\omega}{(s+a)^2 + \omega^2} \) |
| \( e^{-at}\cos(\omega t) \) | \( \dfrac{s+a}{(s+a)^2 + \omega^2} \) |
(표 2 - 회로 해석에서 자주 쓰는 라플라스 변환쌍)
이 정도만 외워두면 웬만한 RLC 과도응답은 거의 다 표 1장으로 푼다.
부디 알아챘길 바란다.
분모에 \( s+a \) 형태가 들어가면 시간 영역에선 \( e^{-at} \) 같은 지수감쇠가 나온다.
분모에 \( s^2 + \omega^2 \)가 들어가면 사인·코사인 진동이 나온다.
이게 다음 글에서 다룰 부분분수 분해로 이어진다.
라플라스 변환의 핵심 성질 - 미분이 곱셈으로
여기서부터가 진짜 라플라스 변환의 위력이다.
가장 중요한 성질부터 보자.
미분의 라플라스 변환
\( f(t) \)의 도함수 \( f'(t) \)의 라플라스 변환은 다음과 같다.
\( \displaystyle \mathcal{L}\!\left\{\frac{df(t)}{dt}\right\} = sF(s) - f(0) \)
(식 4 - 1계 미분의 라플라스 변환)
읽어보자.
시간 영역의 미분이 s 영역에선 s를 곱하는 연산 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게 라플라스 변환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계 미분으로 가도 똑같은 원리다.
\( \displaystyle \begin{aligned} \mathcal{L}\!\left\{\frac{d^2 f(t)}{dt^2}\right\} &= s^2 F(s) \\[4pt] &\quad - s\,f(0) - f'(0) \end{aligned} \)
(식 5 - 2계 미분의 라플라스 변환)
\( f(0) \), \( f'(0) \)는 초기 조건이다.
지난 글에서 1계 ODE 풀이의 적분 상수, 2계 ODE 풀이의 미정 계수를 잡느라 골치 썩었던 그 초기조건이 라플라스 변환에선 식 안에 그냥 박혀 들어간다.
별도의 후속 작업이 필요 없다.
적분의 라플라스 변환
미분이 s 곱셈이라면, 적분은 그 반대다.
\( \displaystyle \mathcal{L}\!\left\{\int_{0}^{t} f(\tau)\,d\tau\right\} = \frac{F(s)}{s} \)
(식 6 - 적분의 라플라스 변환)
s로 나눠주면 끝이다.
선형성
당연한 얘기지만 짚고 넘어가자.
\( \displaystyle \mathcal{L}\{a\,f(t) + b\,g(t)\} = a\,F(s) + b\,G(s) \)
(식 7 - 라플라스 변환의 선형성)
회로의 KVL/KCL이 선형 방정식이라는 점과 정확히 짝이 맞는다.

예제 - 1계 RC 회로
말로만 떠들면 와닿지 않으니, 가장 간단한 1계 ODE 하나를 직접 풀어보자.
#15. 기본적인 RL/RC 회로 에서 봤던 RC 직렬 회로의 시간응답이다.
#15. 기본적인 RL/RC 회로 - 시정수/시상수가 뭘까?
이번 시간엔 기본적인 RL 회로, 즉 저항 R과 인덕터 L이 결합된 회로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인덕터와 커패시터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자. #13 인덕터(Inductor) - 자기장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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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의 KVL을 세우면 다음과 같은 1계 미분방정식이 나온다.
\( \displaystyle RC\,\frac{dv_C(t)}{dt} + v_C(t) = V_s \)
(식 8 - RC 회로의 1계 미분방정식)
초기조건 \( v_C(0) = 0 \), 입력은 t = 0에 인가되는 DC 전압 \( V_s \)다.
① 양변을 라플라스 변환
식 4와 표 2의 단위 계단 변환을 적용한다.
\( \displaystyle RC\,[\,s\,V_C(s) - v_C(0)\,] + V_C(s) = \frac{V_s}{s} \)
(식 9 - 양변을 라플라스 변환한 결과)
초기조건 \( v_C(0) = 0 \)을 대입하면 깔끔해진다.
\( \displaystyle (RCs + 1)\,V_C(s) = \frac{V_s}{s} \)
(식 10 - 초기조건 대입 후 정리)
② s 영역에서 대수적으로 풀기
이제부턴 그냥 사칙연산이다.
\( \displaystyle V_C(s) = \frac{V_s}{s\,(RCs + 1)} \)
(식 11 - s 영역에서 푼 V_C(s))
③ 역변환으로 시간 응답 얻기
\( V_C(s) \)를 부분분수 분해하면 다음 형태가 된다.
\( \displaystyle V_C(s) = \frac{V_s}{s} - \frac{V_s}{s + 1/RC} \)
(식 12 - 부분분수 분해 결과)
표 2를 보고 그대로 역변환하면 끝이다.
\( \displaystyle v_C(t) = V_s\,(1 - e^{-t/RC}) \)
(식 13 - RC 회로 스텝 응답)
이게 우리가 #15에서 손으로 적분상수까지 잡아가며 구했던 그 결과다.
라플라스 변환을 쓰면 미분방정식 풀이가 사칙연산 + 표 조회로 끝난다는 게 보일 것이다.
부분분수 분해라는 한 단계가 필요했는데, 이게 워낙 중요해서 다음 글에서 따로 다룰 예정이다.
정리하며
오늘 살펴본 내용을 단순화해서 묶으면 다음 한 줄이다.
라플라스 변환은 미적분 연산을 s와의 사칙연산으로 옮겨주는 적분 변환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커널 \( e^{-st} \)가 미분 연산에 대해 특별한 대각화 성질을 갖기 때문인데, 그 깊은 이야기는 나중 글에서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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