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로이론

#22. AC 전력 (1) - 순간전력/평균전력/실효값, 한 번에 정리

반응형

지난 글에서 AC 정상상태 회로해석 절차를 정리했다.

페이저로 옮긴 뒤 DC와 똑같이 풀고, 마지막에 시간영역으로 되돌리는 5단계였다.

 

#21 AC 정상상태 회로해석 - DC 풀던 대로, 복소수만 쓰면 끝

지난 두 글에서 페이저와 임피던스를 다뤘다.페이저는 사인파를 복소수로 변환하는 도구였고, 임피던스는 페이저 영역에서의 일반화된 저항이었다. #19 페이저(Phasor) - 미분방정식이 곱셈으로

enfj-electronics.tistory.com

 

이제 회로에서 전력으로 화제를 옮긴다.

DC 회로에서 전력은 단순했다.

\( P = VI = I^2 R = V^2/R \)

 

그런데 AC에서는 이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전압도 출렁이고, 전류도 출렁이는데, 그 둘의 곱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심지어 어떤 순간에는 회로가 전원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고, 또 어떤 순간에는 회로가 전원에게 에너지를 되돌려준다.

그렇다면 "이 회로가 소비하는 전력은 몇 와트인가?" 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이번 글은 그 답을 향한 첫걸음이다.

순간전력 → 평균전력 → 실효값(RMS) 까지, 세 가지 개념만 잡으면 된다.

220V 콘센트가 사실은 220V가 아니라는 사실도 여기서 풀린다.


[ 세 줄 요약 ]

AC 회로의 전력은 시시각각 변하는 순간전력 \( p(t) = v(t)\,i(t) \)와, 그것의 한 주기 평균인 평균전력 \( P_{\text{avg}} = \frac{1}{2}V_m I_m \cos\theta \)로 구분된다.

사인파의 효과를 DC와 비교 가능하게 만든 양이 실효값(RMS)이고, \( V_{\text{rms}} = V_m/\sqrt{2} \)다.

한국 가정용 전원 220V도 사실 이 RMS 값이며, 실제 진폭은 약 311V다.


순간전력 : 시시각각 출렁이는 전력

회로에 인가된 전압과 흐르는 전류를 다음과 같이 두자.

 

\( \displaystyle v(t) = V_m \cos(\omega t) \)

\( \displaystyle i(t) = I_m \cos(\omega t - \theta) \)

 

여기서 \( \theta \)는 전압이 전류보다 앞서는 위상각이다.

회로가 어떤 임피던스를 가졌는지에 따라 \( \theta \)가 결정된다.

순간전력(instantaneous power) 은 매 순간의 전압과 전류의 곱으로 정의된다.

 

\( \displaystyle p(t) = v(t)\, i(t) \)

(식 1 - 순간전력의 정의)

 

대입해서 풀어보면 이렇다.

\( \displaystyle p(t) = V_m I_m \cos(\omega t)\cos(\omega t - \theta) \)

곱을 합으로 바꾸는 삼각함수 공식 \( \cos A \cos B = \frac{1}{2}[\cos(A-B) + \cos(A+B)] \)을 적용하면 깔끔해진다.

 

\( \displaystyle \begin{aligned} p(t) &= \frac{V_m I_m}{2}\cos\theta \\[4pt] &\quad + \frac{V_m I_m}{2}\cos(2\omega t - \theta) \end{aligned} \)

(식 2 - 순간전력의 분해)

 

이 식이 매우 중요하다.

순간전력이 시간에 무관한 상수항\( 2\omega \) 주파수로 진동하는 항 두 개로 깔끔하게 나뉜다는 뜻이다.

원래 \( v(t), i(t) \)는 \( \omega \)로 진동했는데, 그 곱은 두 배 주파수 \( 2\omega \)로 진동한다는 점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그림 1 - 순간전력 \( p(t) \)와 평균전력 \( P_{\text{avg}} \)

 

빨간 선이 순간전력이다.

검정/파랑 점선이 각각 \( v(t), i(t) \)다.

 

빨간 선이 0보다 큰 영역(분홍 음영)은 회로가 전원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는 시간이다.

빨간 선이 0보다 작은 영역(파랑 음영)은 그 반대로 회로가 저장했던 에너지를 전원으로 되돌려보내는 시간이다.

그래서 AC에서는 "지금 이 순간 회로가 흡수하는 전력"이라는 양이 순간순간 달라진다.


평균전력 : 한 주기 동안의 평균

순간전력이 시시각각 출렁이니까, 회로가 "정말로 소비하는 전력"을 알려면 한 주기 동안의 평균을 내야 한다.

식 2에서 두 번째 항(\( 2\omega \)로 진동하는 코사인)은 한 주기 동안 평균이 정확히 0이다.

따라서 평균은 첫 번째 항만 남는다.

 

\( \displaystyle \begin{aligned} P_{\text{avg}} &= \frac{1}{T}\!\int_0^T p(t)\, dt \\[4pt] &= \frac{V_m I_m}{2}\cos\theta \end{aligned} \)

(식 3 - 평균전력)

 

이 한 식이 AC 전력의 출발점이자 끝점이다.

세 가지가 결정한다.

  • 전압 진폭 \( V_m \)
  • 전류 진폭 \( I_m \)
  • 전압-전류 위상차 \( \cos\theta \) (=역률, power factor)

\( \cos\theta \) 항이 가장 흥미롭다.

 

전압과 전류의 위상이 일치하면(\( \theta = 0 \)) \( \cos\theta = 1 \), 평균전력이 최대.

위상이 \( 90^{\circ} \) 차이가 나면 \( \cos\theta = 0 \), 평균전력이 정확히 0.

 

후자는 인덕터나 커패시터만 있는 회로에서 일어난다.

즉 인덕터와 커패시터는 평균적으로 전력을 소비하지 않는다.

매 순간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똑같이 되돌려보낼 뿐이다.

저항만이 진짜로 전력을 소비한다(열로 변환).

이 \( \cos\theta \) 항이 다음 글(#23)에서 다룰 무효전력·역률의 핵심이 된다.


저항·인덕터·커패시터의 평균전력

세 소자 각각에서 평균전력이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하면 위 이야기가 명확해진다.


저항 (\( \theta = 0 \))

저항에서는 전압과 전류가 동상이라 \( \cos 0 = 1 \)이고, 평균전력은 다음과 같다.

 

\( \displaystyle \begin{aligned} P_R &= \frac{V_m I_m}{2} \\[4pt] &= \frac{1}{2}I_m^2 R = \frac{V_m^2}{2R} \end{aligned} \)

(식 4 - 저항의 평균전력)

 

DC 공식 \( P = VI = I^2 R = V^2/R \)과 비교해보자.

진폭에 \( \frac{1}{2} \)이 붙은 것 외에는 형태가 똑같다.

이 \( \frac{1}{2} \)이 어디서 왔는지가 다음 절(실효값)의 핵심이다.

인덕터 (\( \theta = +90^{\circ} \))

인덕터에서는 전류가 전압보다 \( 90^{\circ} \) 뒤지므로 \( \cos 90^{\circ} = 0 \)이다.

 

\( \displaystyle P_L = 0 \)

(식 5 - 인덕터의 평균전력)

 

자기장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그대로 돌려준다.

평균적으로 소비하는 전력은 0이다.

커패시터 (\( \theta = -90^{\circ} \))

커패시터도 똑같이 \( \cos(-90^{\circ}) = 0 \)이다.

 

\( \displaystyle P_C = 0 \)

(식 6 - 커패시터의 평균전력)

 

전기장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그대로 돌려준다.

이 두 소자는 평균 전력 측면에서 유령 같은 존재다.

순간순간 전력은 흐르지만, 한 주기 평균을 내면 0.


실효값 : 220V는 사실 220V가 아니다

식 4의 \( \frac{1}{2} \)이 거슬린다.

DC에서는 그냥 \( P = V^2/R \)이었는데, AC에서는 \( P_R = V_m^2/(2R) \)로 어색한 분모 2가 끼어든다.

이걸 없애고 싶다.

DC와 똑같은 형태로 쓰고 싶다.

 

그래서 도입한 게 바로 실효값(RMS, Root Mean Square) 이다.

정의는 단순하다. "사인파 전압이 저항에 평균적으로 공급하는 전력과 같은 양을 공급하는 DC 전압" 이 그 사인파의 실효값이다.

 

그림 2 - 실효값의 개념: 같은 평균전력을 만드는 DC 등가

 

①은 진폭 \( V_m \)인 사인파.

②은 일정한 \( V_{\text{rms}} \)인 DC.

 

두 그림에서 회로(저항)에 흐르는 평균전력이 같으면 그 \( V_{\text{rms}} \)가 사인파의 실효값이다.

수학적으로는 이름 그대로다.

 

\( \displaystyle V_{\text{rms}} = \sqrt{\frac{1}{T}\!\int_0^T v^2(t)\, dt} \)

(식 7 - 실효값의 정의)

 

"제곱(Square)" 한 뒤 "평균(Mean)"을 내고 "제곱근(Root)"을 씌운다.

이름 그대로 RMS다.

\( v(t) = V_m \cos(\omega t) \)에 대해 직접 계산해보면 깔끔한 결과가 나온다.

 

\( \displaystyle V_{\text{rms}} = \frac{V_m}{\sqrt{2}} \)

(식 8 - 사인파의 실효값)

 

전류도 똑같이 \( I_{\text{rms}} = I_m/\sqrt{2} \)다.

이걸 식 4에 넣어보자.

 

\( \displaystyle \begin{aligned} P_R &= \frac{V_m^2}{2R} = \frac{(V_m/\sqrt{2})^2}{R} \\[4pt] &= \frac{V_{\text{rms}}^2}{R} \end{aligned} \)

(식 9 - 실효값으로 표현된 평균전력)

 

분모에 2가 사라지고 DC 공식과 완전히 같아졌다.

이게 실효값의 매력이다.

실효값을 쓰면 AC 전력 공식이 DC 공식과 형태가 같아진다.

평균전력의 일반형도 실효값으로 다시 쓰면 깔끔하다.

 

\( \displaystyle P_{\text{avg}} = V_{\text{rms}}\, I_{\text{rms}}\, \cos\theta \)

(식 10 - 평균전력의 실효값 표현)

 

DC의 \( P = VI \)에 \( \cos\theta \) 한 개만 더 붙는 셈이다.


한국 가정용 220V는 어떤 값인가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풀린다.

한국 가정용 콘센트의 220V는 어떤 값일까?

진폭일까, 평균일까, 실효값일까?

답은 실효값이다.

전력 회사가 \( V_{\text{rms}} = 220\,\mathrm{V} \)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실제 사인파의 진폭은 다음과 같다.

 

\( \displaystyle \begin{aligned} V_m &= \sqrt{2}\, V_{\text{rms}} \\[4pt] &= \sqrt{2} \times 220 \approx 311\,\mathrm{V} \end{aligned} \)

(식 11 - 220V 콘센트의 실제 진폭)

 

콘센트에서 사인파 형태로 측정하면 ±311V 사이를 1초에 60번 왕복하고 있다.

같은 논리로 미국 가정용 110V도 RMS다.

진폭은 약 156V.

실효값을 기준으로 표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 값으로 DC를 흘렸을 때와 같은 전력 공급 능력을 갖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사양표에 적힌 정격 전압("AC 220V")도 항상 RMS다.


핵심 요약

오늘 포스팅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정의 사인파에서의 값
순간전력 \( p(t) \) \( v(t)\, i(t) \) 시시각각 변함
평균전력 \( P_{\text{avg}} \) 한 주기 평균 \( \dfrac{V_m I_m}{2}\cos\theta \)
실효값 \( V_{\text{rms}} \) \( \sqrt{\overline{v^2(t)}} \) \( \dfrac{V_m}{\sqrt{2}} \)
DC 등가 평균전력 \( V_{\text{rms}}^2/R \) \( V_{\text{rms}}\, I_{\text{rms}}\, \cos\theta \)

(표 1 - AC 전력 핵심 양 정리)

 

기억해야 할 핵심 식 3개만 꼽으면 다음과 같다.

  • \( P_{\text{avg}} = \frac{1}{2}V_m I_m \cos\theta \)
  • \( V_{\text{rms}} = V_m / \sqrt{2} \)
  • \( P_{\text{avg}} = V_{\text{rms}}\, I_{\text{rms}}\, \cos\theta \)

이 셋이 손에 익으면 AC 전력의 절반은 끝난 거다.


마무리

이번 글에서는 AC 전력의 가장 기본 개념인 순간전력, 평균전력, 실효값 세 가지를 정리했다.

핵심은 위상차 항 \( \cos\theta \)다.

전압과 전류의 위상이 일치하지 않으면, 회로에 전류가 흘러도 평균전력이 줄어든다.

극단적으로 위상차가 \( 90^{\circ} \)면 평균전력이 0이 된다.

 

다음 글 AC 전력 (2) 에서는 이 \( \cos\theta \)와 그 뒷얘기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 \cos\theta \)를 역률(power factor) 이라고 부르고, 이게 떨어지면 산업 현장에서 한국전력공사가 무효전력 페널티를 부과한다는 사실까지.

복소전력 \( \mathbf{S} = P + jQ \)라는 새로운 양이 등장하고, 이게 페이저와 만나면서 모든 게 깔끔하게 정리된다.

반응형